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폭발하는 광기…영리한 변주 돋보인 스릴러 ‘하우스메이드’


[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광기 어린 캐리터로 돌아왔다.

2014년 개봉한 ‘나를 찾아줘’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던 부부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했다. 아내의 비밀과 그를 중심으로 일어난 범죄가 긴장감을 높였고, 덕분에 이 영화는 국내에서 17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나를 찾아줘’만큼 충격적인 비밀을 감춘 새로운 가족이 스크린에 찾아왔다.

‘하우스메이드’는 상류층 저택에서 가정부 일을 하게 된 밀리(시드니 스위니)가 겪는 소름 돋는 이야기를 담았다. 집주인 니나(아만다 사이프리드 분)는 출근 다음 날부터 태도가 돌변해 폭언을 하고, 거짓말을 일삼는다. 그럴 때마다 니나의 자상한 남편 앤드루(브랜든 스클레너 분)가 도와주고, 밀리는 그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이후 세 사람의 관계가 은밀하게 얽히고, 동시에 저택에 숨겨져 있던 비밀도 하나씩 드러난다.

영화는 다양한 장치로 관객을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우선,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저택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니나의 저택은 상류층의 고급스러운 삶을 매혹적인 오브제로 표현하고 있는데, 완벽히 통제되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어딘가 인위적인 느낌을 준다. 사람이 살고 있음에도 인간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특히, 밀리가 머무는 다락방은 창조차 열리지 않는 공간으로 갑갑함과 함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저택을 방문하는 이들도 심상치 않다. 우선, 니나와 앤드루의 딸은 밀리에게 이유 없이 적대적이다. 차가운 표정과 의문스러운 말을 던지며 마음을 열지 않는다. 가족 외에 밀리가 저택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정원사도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니나의 딸과 정원사 모두 뭔가를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밀리를 불편하게 한다. 니나의 집을 방문하는 앤드루의 어머니와 지역 주민들도 살갑지 않다. 그들 니나에 관한 알 수 없는 정보를 흘리며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하우스메이드’에서 가장 기이하고, 궁금증을 갖게 하는 건 니나와 앤드루의 관계다. 니나는 겉으로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상류층 여성이지만, 저택 내에서는 갑질로 밀리를 피폐하게 만드는 빌런이다. 그런데 앤드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며 차분히 사태를 수습한다. 밥 먹듯 폭발하는 니나와 차분함을 잃지 않는 앤드루가 대비되고,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부부 관계가 완벽한 저택에 지속적으로 균열을 만든다.

완벽한 남편이자 섹시한 남자라는 이미지로 주변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앤드루와 결점 많은 니나가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궁금증을 자극하고, 밀리가 이들 관계에 끼어들면서 ‘하우스메이드’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밀리의 방에서 저택의 어두운 비밀이 모두 밝혀지면서 엄청난 충격을 준다. 중반부 이후엔 캐릭터들의 관계와 상황이 역전되는 이야기로 ‘하우스메이드’는 도파민을 자극한다.

브랜든 스클레너는 듬직한 체격에 자상한 태도로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에게 믿음을 주고, 동시에 영화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그리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우아함과 괴팍함을 동시에 지닌 니나의 복합적인 면을 극과 극의 표정 연기로 살렸다. 비밀을 지닌 동시에 영화 속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니나는 밀리와 관객을 동시에 속여야 했고, 이를 해낸다. ‘하우스메이드’는 앤드루를 향한 호감과 니나를 향한 적대감의 격차가 클수록 반전이 주는 충격이 큰 영화다. 두 배우는 각자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전반부 ‘하우스메이드’는 완벽해 보이던 부부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겼고, 후반부엔 민낯이 드러난 캐릭터들의 광기가 부딪히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덕분에 ‘나를 찾아줘’에서 부부의 비밀을 목격할 때 받았던 충격과 유사한 느낌을 또 한 번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하우스메이드’는 가정 폭력에 맞서는 인물들의 연대와 복수극을 전개하며 통쾌함까지 맛보게 한다.

‘하우스메이드’는 한정된 공간과 캐릭터 위주로 풀어가지만, 이를 영리하게 변주하며 러닝타임 내내 텐션을 잃지 않는다. 잘 세공된 스릴러를 만나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다.

강해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누리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