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뭐 볼까…조인성·유해진·최우식, 치열한 극장가 삼파전에 韓 영화는 순풍


[TV리포트=강지호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에 치열한 삼파전(三巴戰)이 펼쳐졌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일 기준 박스오피스 톱3에는 한국 영화들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 개봉한 ‘휴민트’를 선두로 아쉽게 1위 자리를 내어줬으나 곧바로 다시 1위를 쟁탈한 ‘왕과 사는 남자’, ‘기생충’ 모자(母子)’를 필두로 한 가족 영화 ‘넘버원’이 상위권을 형성하며 본격적인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명절 기대작들이 잇따라 호평과 입소문을 얻으면서 극장가 분위기도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는 564만 관객을 동원한 ‘좀비딸’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극장 위기론에 이어 한국 영화 위기론까지 거론될 만큼 혹독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완전한 회복세를 찾지 못한 극장가는 지난해 특히 차가운 시간을 보냈다. 디즈니 프랜차이즈 ‘주토피아 2’, ‘극장판 귀멸의 칼날’ 시리즈를 필두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 ‘아바타’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등 대형 할리우드 작품들이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극장 연간 누적 관객 수 1억 명은 가까스로 달성했지만 한국 영화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옅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해 말 개봉한 ‘만약에 우리’와 ‘신의악단’은 의미 있는 반등을 이끌어냈다. 입소문을 타고 흥행세를 이어간 ‘만약에 우리’는 250만 관객을 돌파하고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아바타3’를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고, ‘신의악단’ 역시 100만 관객을 넘기며 역주행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 영화의 반등 기류는 설 연휴 기대작들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명절 개봉작들은 장르적 색채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쟁을 넘어 상생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 유해진→박지훈 열연에 장항준의 휴머니즘까지…남녀노소 즐기는 사극 ‘왕과 사는 남자’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분 좋은 질주를 시작한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를 기반으로 한 사극 영화로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들의 놀라운 열연과 장항준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적 시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사극 소재라는 점에서 설 연휴 기대작으로 꼽히는 ‘왕과 사는 남자’는 실관람객 평점도 9점대라는 높은 점수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흥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화려한 캐스팅·류승완표 액션→대세 박정민의 멜로…시작부터 1위 행진 ‘휴민트’

개봉과 동시에 ‘왕과 사는 남자’의 1위 자리를 꿰찼으나 아쉽게 자리를 놓치고 치열한 경쟁 중인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으로 조인성과 박정민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공개 전부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개봉 전부터 5일 연속 예매율 1위를 유지한 ‘휴민트’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류승완 감독의 화려한 액션과 첩보물이라는 장르적 재미, 요즘 대세 박정민과 신세경의 멜로가 버무려진 ‘휴민트’는 ‘왕과 사는 남자’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영화관을 찾는 맛’을 선보인다.

▲ 명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따뜻한 가족 영화…최우식→장혜진의 ‘넘버원’

김태용 감독의 영화 ‘넘버원’은 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하민(최우식)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기생충’ 모자의 재회로 관심을 모은 영화 ‘넘버원’은 앞선 두 작품에 비해 아쉬운 시작을 알렸지만, 명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따뜻한 가족 영화라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엄마’와 ‘집밥’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설 연휴 가족 단위 관객층을 고려했을 때 경쟁력을 갖췄다는 시각도 나온다.

세 작품의 감독과 배우들 역시 앞서 진행된 인터뷰와 간담회를 통해 “긴 연휴 기간 동안 다양한 작품을 즐겨주시길 바란다”며 상생의 메시지를 전했다.

2026년 극장가의 첫대목이 될 설 연휴. 새해 초 형성된 긍정적 흐름이 한국 영화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강지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